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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잔잔한 일상

할머니.

 

할머니가 4개월전 돌아가셨다.

 

우리집에서 1시간도 더 걸리는 곳에 입원해 수술하시고, 경과를 지켜보다

이제 5분정도면 갈 수 있는 병원으로 전원하시기로 결정한 후에 

전원하기로한 바로 전날, 먼길을 떠나셨다.

 

그날에 우리는 할머니를 뵈러 갈까 하다가, 아기가 있으니 이동도 여의치않은데

내일이면 할며니 가까이오실텐데.. 그러면 매일 찾아뵈어야지- 하며 가보지않았었다.

 

그날따라 왠지 허둥지둥 하나도 정신없어하던 엄마의 모습.

다음날 우리는 해운대에 볼일보러 가기로하고 잠들었다 일어났더니

아침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으니 장례식장으로 준비해서오라던연락.

 

 

할머니는 나와 동생을 10년도 넘게 키워주셨던 할머니여서

직접 키워내신 외손주들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다,

할머니에게 우리가 그랬듯, 우리에게 할머니도 엄마나 다름없었다. 

 

 

아직도 문득문득 할머니가 떠오른다.

 

정신없는 일상속에서 차에타면 운전하는 동안 블루투스를 연결해

꼭 할머니께 전화하곤했는데, 그래서 차를 타면 할머니 생각이 난다.

 

직장에 다닐 때 출퇴근 하던길,

똘망이를 임신했을 때 일주일에 두세번 임산부요가가던길, 늘 할머니께 전화를 드렸었다. 

전화를 걸면 지하주차장에서나와 좌회전을 받을즈음 할머니가 여보세요?하고

전화를 받으시곤 했던지라 좌회전 신호 받고있으면 할머니 생각이 나곤한다.

어금니도 송곳니도 나는중이라 아직 사용할수있는 이가 앞니 7개밖에 없는 똘망이가

밥먹는 모습을 보면, 이가 많이 불편해서 앞니로 음식을 씹으시던 할머니 생각이 난다.

똘망이가 목욕하고 나오면 입을 옷이 차갑게느껴질때면 옷을 따뜻하게 덥혀놓곤하는데

그럴때면 어릴때 우리 옷을 그리 덥혀주시던 할머니 생각이 난다.

 

시간이 지나면 그리움도 생각도 조금씩 옅어질 줄 알았는데,

아직도 불쑥불쑥 할머니 생각이 떠오르고, 이내 그리움이 짙어지곤 한다.

 

 

그래도 늦지않게 결혼해서 우리 똘망이도 보여드릴 수 있어 참 다행이었다 싶기도하면서

한편으로는 혹시 앞으로 낳을지 모를 우리 둘째도 보고가셨으면..하는 생각과

할머니가 예뻐하시던 동생이 장가가는 모습을 보고 가셨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든다. 

 

그래도 할머니가 우리를 보고계실까... 하는 생각도 가끔 하면서..

요즘따라 할머니가 너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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