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툼
오늘아침. 남편과 다투고 말았다.
아이가 어릴때 남편과 사이가 좋지않은 부부들이 많다던데
왜 그런지 알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오늘아침 .
발단은 이 한마디.
주말아침은 늘, 언제나 조금 늘어져서 (지금은 양이덕분에 불가능하지만)
여유롭게 누워서 남편이랑 얘기도 좀하고 장난도치고 같이 놀다가 일어나고픈데
부지런쟁이 남편은 언제나 아침부터 계속 왔다갔다 무언갈 정리하고..
그래서 왜그렇게 아침부터 그러냐(?)는 말에
"얼른 정리좀해놓고, 아침먹고, 양이자면 책좀보고싶어서"
그문장이 입력되지마자 나의 머릿속에서는.. 찌릿찌릿..
1. 그럼 정리해놓고 아침먹는동안 양이는 누가보는데? 내가?
아까 수유하고나서는 피곤하다고해서 그럼 좀더 쉬라고 내가 아기 데리고있었더니.
지금은 그냥 나보고 아기 보라는거야?
2. 아기자면 책좀 보고싶다고? 책?책?책? 지금 여유롭게 책이라고 했니?
아기잘때 그렇게 여유부릴수있는건줄아나?
내가 뭐.. 아기자면 뭘 할줄몰라서 나는 책도못읽고 세수도못하고 머리도 못감고 추노꼴로
밥도 못챙겨먹고 하고싶은거는 커녕 기본적인 것들도못하면서 그렇게 사는줄아나?
그리고 양이자면?? 지금 양이 안자는데? 나보고 양이 재우라는거야 뭐야?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서.
3. 지지난주 분명 내가 밝을 때 (주말이 아니면 불가능) 외출하고 싶댔는데
어영부영하다 해 다져서 결국 외출못하고 지난주는 엄마아빠 여행가셔서
양이를 못맡겨서 못했는데, 근데 오늘 너의 하루에는 또또또 외출이 없니?
4. 평소 월-금..내내 그리고 이번주는 토요일 출근때문에 월-토 양이 일과에 완벽히 맞춰서
내 일과를 보냈는데, (양이가 일어나면 나도 강제기상으로 하루를 시작해서
아기가 자나 안자나 아기옆에 붙어서 생활할 수 밖에 없으니까-)
하루종일 같이있는 일요일 하루까지 나는 또 그렇게 생활해야하는거야?
이런 생각들이 머리를 마구마구 스치면서
뭔가 매ㅡ우 섭섭하고 섭섭하고 또 섭섭하고 짜증이 치밀어 오르고 말았다.
한편으론 요즘 책을 많이 읽고싶어하는 남편의 마음을 알고 있었고
또 남편은 남편대로 직장에서 많이 바쁘고.. 칼퇴근하고 바로 집으로 오기위해서
얼마나 정신없이 일하는지도 알고 있고, 또 너무 바쁠때는 점심도 못먹고일한다고해서
속상하기도 했고 그런 생각들을 떠올리며 이해하려고도 이런저런 생각을 했지만,
섭섭한마음+짜증이 치고올라와서 그냥 왈칵 눈물이 나고 말았다.
게다가 남편의 의사소통중에 참 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중에 하나가 회피하는 것.
나의 의견에 반대하거나, 싫은소리를 해야하거나, 마음에 안드는 것이 있으면
분명하게 말하거나 직면하지 않고 그냥 회피해버리는것..
거의 대부분의 상황에서 나의 생각이나 마음을 분명하게 이야기하는 편인 나에게는
정말 너무 답답하다.
그러다 나는 결국 빵 터지고 말았고,
나혼자 외출하겠다고 이야기하고 4시간가량 나는 혼자 외출을 하겠으니
그후 4시간동안은 책을 보든지말든지 하고싶은거 할수있는 시간을 주겠다.
했으나- 어쨌든 결국은 그렇게 하지 못했고,
엄마와의 연락이 잘 안되서 엄마는 우리 외출하라고 양이를 봐주러 와버리셔서
결국 같이 외출해버리고말았다.
남편은 내가 아기를 보는게 직장에서 일하는것보다 훨씬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고, 그렇지만 자기도 너무 가끔 힘들고 피곤한데
그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내가 그걸 알아주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자기가 오늘 그렇게 이야기한건 잘못된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결국 내마음이 속상해졌으니 자기가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남편에게 고마운점은 언제 어떻게 싸우든 혹은 내가 일방적으로 토라지든,
내 감정에 늘 관심을 가져준다는것.
그리고 나도 이런저런 이야기(라고 쓰고 화의 분출이라고 읽어야할까...)를 했지만
그거까지 다쓰려니 눈꺼풀이 너무 무겁다 ㅠㅠ
어쨌든 나는 오늘 결국 함께 외출을 했지만,
남편에게 말한대로 이제 주말외출을 혼자 할까 하는 생각이다.
나는 나대로 육아하는 힘듬을,
그리고 남편은 남편대로 직장에서 일하고 집에와서도 육아를 돕는 힘듬을
서로 알아주지 못하는것같아 섭섭한 마음이 충돌했던 것 같다.
우리 양이가 자랄수록 이런 상황도 조금씩 나아지는 걸까..
우리, 참 잘해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조금더 배려가 필요한 거겠지..
# 아빠의 굴욕
오늘 양이를 재우는데,
거의 최근까지는 늘 남편이 양이를 재우는 전담이었는데
같이목욕시키고-내가 수유하고-남편이 양이를 재우는 방식
양이가 요즘 거의 자면 통잠을 자긴하지만 잠드는걸 너무 힘들어한다.
재우는게 오래걸리고 많이 보채면서 내가 함께 재우기 시작했는데,
양이가 점점 엄마를 찾으면서 내가 재우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ㅠㅠ
오늘 양이를 재우다가 남편이 스와들을 싼다고 울던 양이를 내품에서 좀 진정시키 넘겼는데
남편과 양이가 눈이 마주친그순간 아빠를 보고는 "뭐야 엄마가 아니었잖아!"하는 마음이었을까
앙!하고 울어버리기 시작했다.
당황한 남편은 뭐지 내얼굴보고 우는건가 생각했고,
우는 양이를 내가 안아서 달랜다고 돌아섰는데 다시 양이와 눈이 마주쳐 울까봐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이렇게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말았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말을 듣고 어찌나 빵터졌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본인은 진심으로 두렵다고한다.. 이제 둘만 남겨지지 못할것같다고..
그러나 난 다음주 주말에 외출을 하겠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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