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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잔잔한 일상

뒷모습에 대한 예의.


부끄럽게도 휴직을 하고나니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수직으로 상승했다. 


한때는 핸드폰을 너무 자주 들여다보는 것 같아 

2g폰으로 바꿀까 하는 경각심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 마음마저 옅어져버린것같아 다시금 반성을 하게 된다.



그 시간들 중 대부분은 카페들에서 시간을 보낸다. 

카페들이라고 해봤자 두어개 정도의 카페. 


나와 같은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카페와 

그리고 결혼할 즈음 가입했던 냄비와 그릇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카페.


가입되어있는 카페가 참 많고 또 필요에 따라서 새롭게 가입하는 카페도 있어 

나의 가입된 카페 리스트는 늘어만 가는데 

신기하게도 내가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들어가게 되는 카페는 저 둘 뿐이다.



얼마전 두번째 카페에서 핫한 레시피가 연이어 공유되었다. 

글을 올린이 본인의 창작 레시피는 아닌듯 하고.. 

짐작하기로는 어디 쿠킹클래스의 레시피인가하는 생각이 들던데 


식빵 / 프레즐 / 피자도우 .... 나중에는 닭똥집볶음까지 올라왔다

그러고는 1시간 후에 레시피를 펑 해버리곤 했다. 

나도 그 레시피가 못내 궁금해 레시피를 저장해두곤 했고 


그중에 식빵레시피는 만들어보기까지 했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식빵을 굽는데 성공했다. 

 버터가 많이 들어간 레시피라 페스트리수준의 버터가 칠갑된 식빵이 되긴했지만..)


그 레시피를 좋다고 저장하면서도 마음한켠에는 

이렇게 공유하는게 어딘가 찝찝해서 유포하면서도 1시간내에 삭제해야하는 

레시피라면 아예 처음부터 공유하지 않는 편이 맞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과 

그 시간대에 레시피를 저장하지 못한 회원들의 레시피 공유 요청이 

카페 분위기를 크게 들었다 놓았다 하는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러던와중 그분이 규정위반으로 강퇴되었고. 

아무래도 업자들이 출입해서 활동하기 쉬운 분야라 규정이 엄격한 편인듯 하다.

게다가 업자뿐 아니라 카페에서 유명해져서 유명세를 이용해 

구매대행이나 여러 분야에서 한몫? 챙겨보려는 사람들을 걸러내야하는 

규정들이 있어 그런부분도 있나보다. 


(나야 인터넷에서 뭘해서 돈벌어보려는 의지는 눈꼽만큼도 없으니 몰랐었다..

 그곳의 규정이 그렇게 까다로운지.. 가끔 회원등급을 조정하는정도만 알았지..)


그분이 강퇴된 시점이 마지막 레시피인 닭똥집 레시피를 올리고 

얼마 지나지않아서라고 하니, 정말 간발의 차로 강퇴가 진행된 모양인데..


음... 그후에 그분의 태도가 참... 내눈에는 지저분해보였다.


강퇴후 심경토로와, 어차피 실망스러운 카페여서 탈퇴하려 했다는 말과 

(아니 방금전까지 닭똥집 레시피 신나게 올린 그분아닌가???)
카페에 대한 이런저런 불만? 투정? 토로? 랄까... 그런 이야기들. 


억울한 점이 있다면 깔끔하게 해명하면 되지...

자신이 한때 애정을 가졌던 (애정이 없었다고 한다면 뭐 할말이 없지만) 곳을 

가차없이 깎아내리는 이야기들. 


글에서 풍기는 느낌도 그렇게 좋지만은 않았는데, 

그 행동들을 보자니 레시피들이 역겨운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분이 뿌린? 레시피들로 무언가를 만들어먹고 싶은마음이 싹 사라졌다. 

그 레시피들이 내 폰에 저장되어 있는 것 조차 싫어졌다. 

레시피들을 다 지워버렸다.



자기가 즐거워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던 그 공간이 

자기에게 소중하다던 그 레시피들을 공개했던 그 공간이 

한시간도 되지 않아, 실망스러웠고 별로 좋지도 않았던 그런 공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그렇다면 그사람의 진정성은 어디서 찾아야 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소중했던 것이 사실은 실망스러운 것으로 바뀔 수 있는 시간이 하루가 안된다면 

지금 소중하다고 이야기하는것이 정말 소중한 것이 맞기는 한걸까?

그런사람이 나에게 어떤 긍정적인 마음을 표해온다면 나는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다.


사실 그 카페는 내가 열심히 활동하는 카페도 아니었고, 

내가 좋아하지만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카페도 아니었다.


그리고 심지어 논란이 되었던 그 사람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데도 

자꾸만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해오는건 

이 와중에 떠오르는 내 마음을 편치않게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인것 같다. 


나의 청소년 시절에 많은 시간을 차지했던 그녀는 

좋을 때에는 너무나도 좋은, 둘도 없는 친구였지만 

마음이 한번 틀어지면 영원히 보지 않을 것 같은 말들을 뱉어내곤 했다.

그리고 마음이 풀어지고나면 예의 그 사람좋은 웃음을 보이면서  

'그건 뭐 그냥 그때야 그랬던 이야기'라는 식의 말들을 꺼냈었다.


그런 일들을 본인처럼 한번에 잊지 못하는 나를 보고

소심하고 예민하다고 이야기 했지만, 어쨌든 그말들은 아직도 나에게 선명하게 남아있고 

또 그 후에 보냈던 날들 또한 그 전의 날들과 같을 수가 없었다.



내가 지금 그마음과 같지 않다고해도

한때 애정을 담았던 대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대상에 더이상 애정을 갖지 못하고 돌아서지만, 뒷모습에도 예의가 있어야 하는거라는..

 

사실은 나와 큰 관계가 없는 그 일에 

어제 오늘 연이어 마음이 참 편치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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