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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양이와_ 280days

16주의 날들.

1. 


아기를 가지기전에- 

아기의 성별을 미리 알지 않고 낳으면 아기를 만났을 때 

그 기쁨이 엄청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남편에게 이야기해주었고. 우리둘은 우와~ 하면서 

우리도 아기를 가지면 그렇게하자고 했다...


하하.. 그러나 

12주부터 나는 우리아기가 아들인지 딸인지 궁금해했고 

남편은 아직 우리아기가 아들인지 딸인지 알게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아니 왜?ㅋㅋㅋ)



2.


요즘은

우리나라에 만연했던(또 아직은 남아있는) 남아선호사상의 반작용인지.. 

아니면 그냥 요즘은 딸을 선호하는 추세인건지..

딸을 노골적으로 선호하는 엄마들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그들의 이유를 들어보면, 딸이 부모의 (특히 엄마의) 마음에 공감을 잘하고 

친구처럼 지낼수 있고.. 또 딸은 있어야 부모가 외롭지 않다 등의 이유가 대부분인데 

나는 그런 이유때문에 더더욱 '딸을 원한다.'는 이야기를 하고싶지 않았다.

(실제로 딸이든 아들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하기도했고.)


일단 나부터 그런 살가운 딸이 아니기 때문이다. 

엄마랑 사이도 좋은편이고 나는 엄마가 좋지만 친구같은 딸은 아니다. 

어릴때부터 엄한 엄마였기 때문에 엄마를 '친구처럼' 친하다고 생각해본적은 없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는 친구같은 그런 사이의 모녀도 아닌것같다.


그래서 딸은 '친구같은 살가운 딸'이어야만 한다는 이야기들을 들으면 마음이 무겁다. 

그리고 또 내 딸에게 그런 역할을 은연중에 강요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너무 노골적으로 딸이아니라서 슬퍼하고 딸이기를 너무나도 과하게(?)바라는 

모습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고 생각했다.. (또 그 반대도 다르진 않지만..)




3.


양이의 성별을 알기전. 

많은 이들이 자기만의 이유로 양이가 아들이라고 했다. 

(양이가 딸이라고 말한사람은 콩이 한명뿐 ㅠㅠ)


남편: 내가 딸이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아들 둘 엄마의 그림이 딱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뭐지...-_ -)


친구: 꿈을 꿨는데, 아무래도 아들인것 같다. 


동료: (어린 아기들은 뱃속의 아기 성별을 맞춘다고 한다. 심지어 전적 100%의 정답률)

      아직 아기인 두 자녀에게 물어보니 따로 물어봤음에도 둘다 남자라고... 



그래 난 아들도 좋고, 아들 둘이어도 괜찮아! 

나는 딸도 아들도 정말 공평하게 좋아..라고 늘 말해왔지만.

(그리고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왔다.) 

마지막 직장선배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매우 심란해졌다 ㅋㅋㅋ


왜냐면 그 아기가 전에 딸을 임신하고 있는 동료의 태아 성별을 

맞추는 장면에 내가 함께 있었으므로 ㅠ_ㅠ 


그때야 깨달았다. 아 나는 내심 딸을 원했나봐 ㅠㅠ 




4. 


29일이던 병원 정기검진을 

남편이 조퇴하고 나오기 힘들다는 핑계로?? (사실 토요일은 연수가 있었다ㅋㅋ)

25일 토요일로 바꿨다. 


지난번에 아~주 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우리아기기 때문에 

이번에는 초코우유를 드링킹하고 출발.


초음파 시작하자마자 꿀렁꿀렁~ 아주 활발한 우리 아기. 

이번에는 계속 움직여서 좀 난감할 정도였다 ㅎㅎ 

불과 몇주전까지만해도 정말 조그만 눈사람덩어리- 처럼 보였는데

이제 팔다리 손가락발가락 까지 생기고 얼마나 잘움직이는지~ 


어쨌든. 결론적으로 우리 아기는 딸! 


'엄마랑 같이 목욕가면되겠어요~' 하시는 말에 

'네??? 딸내미에요???' 하고 승천하는 광대를 숨길 수 없었다.


그리고 또 우리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나는 남편이 딸바보가 될까봐.... 

남편은 자기 닮은 (머리 큰ㅋㅋ) 딸이 태어날까봐....


우리딸 머리 커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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