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아가씨때, 결혼도 하기 전이었던것같다.
같이 일하던 동료(선배)가 임신을 한채로 같이 근무를 했더랬다.
첫째도 아니고 둘째임신이라..
지금 생각하면 어린첫째 건사하며 또 뱃속에 둘째키우며 근무하는 일이
몸도무겁고, 피곤하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지만..
그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개념이 전무하던시절.
그냥, 그 선배를 보며 그런생각이 들었었다.
늘 머리는 하나로 질끈 묶고, 늘 비슷비슷한 임부복을 입고..
(근데 그 임부복이 뭐랄까.. 잘 안어울린다고 생각을 했었던 것같다)
임산부라도 조금은 예쁘게 하고 다니시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안타까움이었는지.. 약간은 안쓰러움이었는지..
사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였고,
나의 그때 그 마음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그리고는 그때의 일을 잊고 지냈다.
그 후에는 그 선배랑 가까이서 일을 같이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도 어린 아가들 건사하며 일하느라 분명히 엄청! 힘드셨을텐데..
늘 에너지넘치고 뭐든 열심히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은 분이었다.
오늘 밥먹이기와 낮잠재우기로 정말 전쟁같은 오전을 보내고
쭈꾸를 느즈막히 친정에 맡기고,
에라 모르겠다하며.. 시간을 보내다 샤워를 하고 거울앞에 섰는데,
정말로 그때 그 선배가 거울앞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두번의 임신과 한번의 출산으로,
양볼 가득한 주근깨와 존재감 가득하게 자리잡아있는 기미한덩이.
아무리 봐도 생기라고는 찾아볼수도 없어보이는 피부.
긴 머리가 감당이되지않아 대책도 없이 싹둑 자르고는
곱슬기 때문에 풀고다니지도 반머리도 못해서 질끈 묶여있는머리.
만삭에 가까운 배와, 덤으로 여기저기붙어있는 살들..
약간은.. 아니 아주많-이 충격적이었다.
이게 내모습이구나.. 그때 봤던 내가 조금은 안타까워했던 그모습이,
나도 모르는 사이 이제는 내모습이 되어버렸구나.. 하는생각이 들었다.
왠지 서글픈 마음도 함께,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괜히 눈물이 핑 도는 것 같은 느낌도..
이게 이렇게 속상하게 느껴지는건 만삭에 가까워오는 임신 호르몬 때문일까..
35주가 되면 머리를 하겠다고 20주 언저리부터 다짐해왔었는데-
이제 목요일이 되면 35주에 들어간다.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즈음부터는 꼭 머리라도 예쁘게 풀고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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