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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잔잔한 일상

남편의 휴가-

 

남편이 떠났다.

제주도로. 혼자.

 

일에 치여, 육아에 치여 정신차릴 틈도 없게 힘들어하던 남편 .

 

 

3월 중순즈음-

남편이 꽤 신경써서 준비하던 남편이 주관하는 행사를 마치고 퇴근한날

남편이 행사를 진행하는 동안 나는 편지와함께 제주 왕복 항공권을 준비했더랬다.

남편은 기뻐하긴했지만, 잠시 와~~~~하고 난 후 

정말 갈수있을까?하는 생각을 더 많이 하는듯했다.

 

 

그렇게 3월이가고, 4,5월이 지나가며

대체 언제까지 야근해야하냐 불평했던 4월의 어느순간부터

한주 내내 하던 풀야근이 조금씩조금씩 사라져가고... 또 주말 출근이 점점사라져가더니...

지금은 주 1-2회 회식/야근/행사 정도로 정착되었고... 약속한 6월도 왔다.

 

상반기 통틀어 남편에게 가장 긴 연휴인 지금.

무려 토.일.월.화 모두 쉬는데,

사실 남편이 나와 똘망이와 함께 해주면 정말 신나고 즐거웠을거다.

 

그리고 내가 훨씬훨씬 더 편했을거고...

이틀동안 편한것도 그렇지만, 수목금 3일만지나면 또 주말이니

이번주를 정말 편하게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사실 왕복 항공권을 주고나서, 후회의 쓰나미가 스쳐간적이 두번 정도 있다.

- 이거 정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선택이었나.

- 쿨한아내 코스프레하며 호기부린거아냐?ㅠㅠ

하는 생각들이 자꾸만 불쑥불쑥 와서 내 마음을 두드렸다.

 

 

그동안 남편은 정말 갈수있을까 정말갈수있을까 하며

숙소도 알아보고, 렌터카도 알아보고 일정도 고민하고하면서 조금씩조금씩 행복했다.

여행은 물론 가서도 너무 행복하지만, 가기전이 더 행복한 법이니까.^^

 

5월말부터 지금까지 진행형으로 친정에 큰 일이 있었지만

모두들 남편의 제주행 취소를 원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기에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배웅했다.

 

(우리가 제주에 갈때마다 친정에 일이 두번, 시댁에 한번 일이 있었는데,

 친정의 일은 뒤로하고 제주로 떠났었지만 시댁의 행사는 우리의 제주여행을 미루면서

 내 임신기간 내내 바빴던 남편과 딱 한번있었던 여행기회를 날렸던 것도

 쿨하지못한 나는 아직도 두고두고 마음이 속상하다.)

 

 

어쨌든 남편은 나에게 고마워 하며 떠났고.

나는 하루동안 정말로 독박육아의 정석을 실천했고 (무려 똥을 6번이나 치우며............ㅠㅠ)

똘망이는 잠들었다. 물론 부활하겠지만-

 

 

내 마음한구석에 쿨하지못한 마음들이 묻어있긴 하지만

그동안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또 집에와서도 나와 똘망이를 위해 최선을 다했던 남편,

 

주말이면 하루쯤은 잠꾸러기인 내가 주중에 못다한 잠을 늦게까지 잘 수 있게

또 주중에도 밤잠을 크게 방해받지않고 잘 수 있게 똘망이를 돌봐줘서 너무 고마웠던 남편-

오늘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않고 통잠자기를 ^ㅡ^

 

그리고 제주에서 행복한 에너지를 마음 가득히 채워서

또 앞을보고 달릴 수 있는 힘을 얻어오기를!

 

 

다음에 또 보내줄 수 있을지 모르겠어 남편! 지금을 즐겨!

해가지고 치키가 켜지고 마지막 수유를 하면서 왠지 눈물이 날것만 같아서....

가족은 함께여야해!! 나도 혼자여행간다고 하지 말아야지,

(원래는 단유하고 혼자 떠나려했었음) 남편과 똘망과함께 가야지,

이제 남편도 안보내줄거야ㅠㅠ 하고 결심했으니.ㅋㅋ

마지막일지도몰라................ 내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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