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잔잔한 일상

비오는 날의 등산.

작은콩. 2013. 9. 23. 16:21

어제는 왠지 등산이 가고싶었다.


추석전날은 남자친구집 인사.

추석날 할머니댁 외할머니댁 다녀와서.

추석다음날 우리집 인사하고.


그다음날 콩이옷사러 아울렛가고나면

연휴마지막은 등산을 한번 해야겠다! 하는 

나름의 계획도 세워놓았다.



아침에 일어나니 햇빛도 많이 쨍쨍하지 않고. 

바람도 살랑살랑 부는게 등산가기에 딱이겠다 싶어서 

집에서 밥먹고 밍기적밍기적 하다가 일어나서 

등산에 나섰다. 폰은 두고.



올라갈때 빗방울이 조금 떨어지길래 하늘을 봤더니 

햇빛도 나고 여우비 같아서 계속 올라갔더랬다.

그리고 슬쩍 욕심이 나서 평소 올라가던곳보다 더 올라갔다.


그러곤 딱 내려오는데... 조금 내려오다보니까

갑자기 해지는것처럼 어두워지기시작했다... 그러니 늘 다니던 길도 낯설어보이고.

이러다 비맞으면 안되겠다 싶어 발길을 재촉했는데.....


반쯤 내려와선 비가 후두둑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그래도 모자는 쓰고있어 다행이다 하면서 얼른얼른내려오다

작은 나무에서 비를 피하는 아줌마들을 마주쳤다. 

나도 저기 잠깐 숨을까 하다가.. 저기 숨어봤자 비가 언제그치겠나 싶어 

내려오는데 커다란 연두색 우산을 쓴사람이 언뜻 보였다.


우산이 진짜 커보여서. 아 정말 부럽다. 나도 저안에 잠시 쏙 들어가고싶다 

생각하면서 계속 내려가는데. 그 우산쓴사람이 나를 부르는거다............

얼굴보니 내 남자친구♥


아........... 정말 어찌나 감동적인지 어찌나 깜짝놀랐는지 

정말 영화속 한 장면 같았다.


으아아앙. 감동....... 정말. 



이렇게 비오는데 산엘 갔냐며 비맞고 어쩌지도 못하고 있을까봐 왔다고.

목욕갔었는데.. 목욕하고 나오니 비가 오고있어서 걱정했다고.


아... 정말 울컥하는마음에. 프러포즈받은 순간보다. 더 감동이 오래갈것만 같다.....





집에와보니 요런 걱정가득 메시지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