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콩. 2017. 7. 28. 14:55



머리를 잘랐다.


지난 11월즈음엔가? 가을쯤.

출산직전에 했던 머리가 길고길어 산발이 되어가고 이제 단유도 했겠다, 

머리 해야지~~하며, 쭉쭉 펴서 볼륨 매직을 했었는데, 

이제 반년이 지나고- 머리할때가 다시 돌아왔지만 그 타이밍을 놓치고 임신. 



내 머리는 다시 산발이 되어서 (어찌나 잘자라는지...) 

턱밑으로도 한뼘 반이나 길어서 나를 어찌나 귀찮게 하는지.

머리를 감을때는 샴푸를 다섯번이나 펌핑해도 거품이 덜나고. 

(울신랑 이대목에서 깜놀 ㅋㅋㅋ 자기는 한번이면 충분하다며 ㅋㅋㅋ)


숱은 또 얼마나 많은지, 머리를 말려도말려도 끝이없고- 

또 내가 머리 말리는 시간을 똘방이가 인내심있게 기다려줄리가 없으니 

대충 말린 축축한 머리를 이고 외출하기도 여러번. 



출산이 코앞이면 어떻게 조금 버티다 자르고 펌이라도 할텐데 

이제 고작 18주 ㅠㅠ 내가할수있는것은 그저 컷트뿐... 


그냥 이제 모르겠다 자르고 이상하면 묶고다닌다는 비장한 마음으로 

오늘아침 남편과 똘방이를 트니트니에 보내고, 나는 미용실로-

내가 할 수 있는건 정말 컷트뿐이니ㅠㅠ 실패를 최소화하기위해서 

왠지 조금은 실력이 보장될것만같은 기분으로 백화점미용실로ㅎㅎ



가운을 입고, 내 머리를 풀어헤쳐놓으니 깜짝놀랐다. 

임신으로 푸석푸석해진 긴머리들이 어찌나 자세히 잘들여다보이는지. 

길고, 푸석하고, 숱은 엄청 많은;; 


미용사분이 나보고 정말 무거웠겠다고. 

본인은 숱이적어서 잘모르는데 숱많은 사람들은 머리자르고나면 

체중도 적게나간다고 하더라며 ㅋㅋㅋㅋ 




몰랐다 나는, ㅠㅠ 


내 머리뒤를 당기는 듯한 느낌이 드는것도, 

머리를 묶고나면 머리가 묶인 방향대로 고개가 따라가는 느낌이 드는듯한 것도 

머리 말릴때면 머리카락의 무게가 느껴지는것도 그냥 그런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전부 내 머리카락이 너무 길고 숱이많고 무거워서였다는걸. 


머리를 싹둑 자르고나니 머리카락이 있는듯 없는듯한 느낌이 너무 신기하다ㅋㅋ



머리를 자르고 정성스레 고데기를 말아주시길래.

'저 이거 마치고 바로 요가갈거라 안해주셔도 괜찮아요!'하려다가, 

누가 이렇게 내머리를 정성스레 만져준게 언제였더라.. 싶은 마음에 

가만히 기다렸더랬다.


예쁘게 말린 머리는 잠시후 땀범벅이 되고, 요가매트위에서 다 눌려버렸지만. 



나의 긴머리 (정확히말하면 고데기한듯 자연스럽게 펌한 살랑살랑 긴머리)를 

좋아하는 신랑은 나를 보자마자 왜이렇게 짧아졌냐고 했지만, 

거울속에서 살짝 몽실이가 보이는듯한 느낌적느낌이 들기도하지만, 

남은 여름을 조금 더 가볍게 보낼 수 있을것같아 너무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