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바쁘다.
남편이 바쁘다. 너무나도.
지난 겨울에 쉬는 내내 출근출근하며 바삐 보냈고 또 본격 3월이 시작하기전
2월말에도 너무나도 바빴다.
출근-퇴근-집에서야근을 무한반복했고 집에서야근은 똘망이 재워둔 후부터
새벽 서너시까지 이어진날도 있었다.
3월이 본격 시작된 이후로는 이제 출근-야근-퇴근을 계속 하고 있다.
주말에도 출근한다. 심지어 이번주말은 1박2일 출장.
이번주는 한번도 똘망이가 잠들기전에 온 날이 없다.
아기가 이르면 7시 늦어도 8시전에는 잠들기 때문에...
7시가 지나서오면 9시에 오나 10시에오나 11시에오나 언제오든간에
아기를 케어하는 부분에서는 크게 다를바가 없다.
내가 아가 목욕을 시킬 자신이 없어,
(남편이 해주던 모든게 내가 할일로 넘어와도 정말 목욕만은..
마지막으로 남편이 똘망이에게 해주던 고유의 업무?같은 느낌이었는데..)
4일째 씻기지 못할 지경이 되자, 씻기기는 해야겠고 왠지 선뜻 씻기기는 어렵고
갈팡질팡 하고 있으니 보다못한 친정엄마가 씻겨주셨다.
남편이 집에 일찍오지못하는 평일에는 엄마가 직장에서 퇴근과 동시에
우리집으로 다시 출근하시는데, 엄마가 없었다면 저녁시간조차 전쟁이었겠지.
그렇지만 그마저도 지금은 엄마가 갈비뼈가 금이가서 걱정스럽다.
남편과의 결혼을 결정한 이유중 큰 부분이
(정확히 말하면 남편이 가진 직업군의 사람과 결혼이 좋다고 생각한 이유)
남편과 나 둘다 월급이 넉넉하지는 못하지만..
(박봉이라 시댁이나 친정이 재력이 서포트되지 않고서야 외벌이가 불가능에 가까운 직업)
나와 직장에서의 여러 패턴이 비슷하고 시간을 활용하기에도 좋고,
퇴근후 시간이 보장되어서 나와 가정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할 수있다는 점 때문이었는데,
이따끔 그런 생각을 하면 서글퍼진다.
남편과 결혼하면서 내가 이런 생활을 하게 될줄이야..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못했다.
이렇게까지 바빠질줄이야...
남편이 바삐 일해야 하는것에 동의하고,
여튼 남편의 앞으로의 사회생활과 성격으로 봤을때에는 남편이 이렇게 일하는것이
맞다는 결론과 이왕하는거 즐겁게하자!는 생각을 몇번이고 머리로는 하지만
그게 '나와 가족을 위해서'라는 점에는 아직 완벽히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결국 직장에서 정년에 가까운 시점에 직위와 편안함(?)이랄까..
그걸 누릴사람은 결국 남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이 바쁜 3월이 끝나고나면 우리집에도 조금 여유가 찾아올까?
그러면 정말 좋겠다.